국가 위해 목숨 잃은 국가유공자 대신 힘든 세월 살아가는 유족들 노정애 기자 2020.06.15 03:47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동작구지회 이종혁 지회장을 만나다
국가를 위해 평생을 희생하신 유가족들을 만나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동작구지회 이종혁 지회장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인터뷰를 요청한 기자에게 ‘아버지가 4살이 되기 전에 돌아가셔서 기억에 남은 것이 없다’라는 말을 건넸다. 인내와 희생으로 한 평생을 살아온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우리 후손들이 잊지 않고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종혁지회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동작구지회 이종혁 지회장

Q.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는 어떤 단체인가? 

A. 일반인들은‘전몰’이라는 뜻을 잘 모른다. 전몰은 전쟁터에서 싸우다가 전사한 전쟁에서 입은 상해 또는 병으로 죽은 군인, 경찰 등을 말한다. 6.25 전쟁과 같은 전시나 이에 준하는 예를 들면 천안함사건, 서해대전 등에서 전사를 하신 분들의 유족을 전몰군경유족, 전사하신 분의 배우자를 전몰군경미망인이라 칭한다.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는 유족회원들이 상부상조하여 자활능력을 배양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전몰장병의 유지와 애국정신을 이어받아 민족정기를 선양하고 국민의 애국정신을 함양시키며,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조국의 평화통일과 국제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이다. 

 

Q. 현재 동작구에는 유족들이 얼마나 계신가? 

A. 부모유족, 자녀유족 모두 포함해서 동작구에 등록된 유족들은 4백 7~8십 명 정도 계시다. 특히 6.25 때 전사한 분들이 많다. 부모유족과 6.25자녀로대부분이 68세부터 85세 사이이고, 유자녀들이 많이 남아있다. 저의 경우도 아버지께서 1919년 출생, 어머니께서 1925년 출생이시기 때문에 50년도 7월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어머님이 청산이 되셨다. 국가도, 국민도 이런 분들을 존경하고 배려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엔 개인정보 유출이라고 하여 정확한 유족들의 현황은 지회에서 접근하기 어렵다. 살펴드리고 싶은데 참 애로사항이 많다. 

 

Q. 유족회에서 하는 일은? 

A. 유족 대부분이 6.25 전몰군경 자녀이다 보니 그 동안 아버지 없이 평생을 살아왔는데 저의 경우는 어머니께서 재가를 하시지 않아서 덜 외로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많다. 그래서 사회성도 부족하고 배움도 부족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분들이 있다.

 

자주 모임을 갖고 위로하고 친목을 도모하려고 하고 있다. 사회적인 봉사로 현충시설 지킴이 활동, 국립서울현충원 무연고자 묘역 헌화 및 태극기 설치, 태극기 달기 운동, 회원 및 어려운 이웃돕기, 유엔참전 전사자 가족돕기, 나라사랑운동 실천 등을 하고 있다. 

 

▲ 이종혁 지회장 부친인 전사자 이익재(李益在 1919. 5. 26) 순경(영등포경찰서 소속)1950년 7월 1일 천안에서 전사(사진 왼쪽)

 

Q. 회장님의 이야기? 

A. 아버지가 6.25 터지고 7월 1일에 돌아가셨다. 그 때 내 나이가 만4세가 채 되지 않았다. 아버지 얼굴도 기억이 안난다. 그 당시 사진을 찍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진이 많지 않았다. 어머니와 아버지 결혼식 사진 등이 담긴 앨범은 전쟁 통에 집이 불타 어머니께서 고이 간직하고 다니셨던 대학교 졸업 때 아버지 사진이 전부이다.

 

아버지는 경찰이셨다. 할아버지는 독립유공자이신데 서훈을 받으시지는 못했다. 3.1만세 운동에 동참하다 감옥에서 3년 형을 받았고, 꾸준히 독립운동을 하시고, 창씨개명도 하시지 않았다. 그 이후에 가족 모두를 데리고 중국으로 들어가셨다.외할아버지도 독립운동을 하시다가 중국으로 들어가셨는데 그 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결혼을 하셨고, 독립을 하자마자 아버지와 어머니만 고국으로 들어오셨고, 그 이후 외가도 오셨는데 친할아버지는 돌아오지 못하셨다. 그 때 북한에서는 독립유공자들을 모시고 들어갔었다. 그래서 독립운동사에는 계시는 친할아버지는 서훈을 받지 못하셨고, 외할아버지는 서훈을 받으셔서 국립대전현충원에 모셨다. 

 

6.25 전쟁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저와 여동생 둘을 어머니께서 정말 많은 고생을 하시면서 키우셨다. 가정 형편이 어렵다보니 당시 기성회비 낼 돈도 없어서 고등학교 졸업장도 나중에 찾아왔다, 많이 힘들었지만 생활력은 강해졌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늘 ‘긍지를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아버지 이야기도 많이 하셨는데 더 없이 자상하신 분이셨던 것 같다. 어머니는 6.25 당시 여의도에 살고 계셨고, 아버지가 6월 25일 새벽에 나를 데리고여의도 현재 63빌딩 근처 모래사장에 새알버섯을 따러 가셨다가 얼마 안 있다 들어오셔서 경비행기가 당인리발전소를 폭격하고 있다고 급히 경찰서로 가시고 얼굴을 뵙지 못했다. 경찰병력이 천안으로 가는 도중에 전사하시고 동료분들이 다행히 가매장을 해 놓으셔서 시신은 전쟁 후 찾을 수 있었다. 지금 아버지는 국립서울현충원 충혼당에 모셔져 있다. 가매장 산소를 팠을 때 여러 가지 아버지 유품이 나왔는데 피와 땀이 찌든상아도장도 함께 나왔다. 간직하고 있을까 했는데 아버지 유골함에 함께 두었다. 

 

제가 성장하면서 영등포경찰서에서 유족에 대해 많은 지원을 해주었고, 경찰이 된다면 적극 추천을 해 준다고 했으나, 아버지가 경찰이 아니셨으면 돌아가시지 않았을 거라고 어머니가 반대하셨다. 2년간 대학을 다니다 생활형편으로 공부를 접고 설계와 제도가 적성에 맞아 건설회사에서 근무했고 아들형제 출가해 손자 셋과 손녀 하나 두고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제 여동생 둘도 건강하게 잘 살고 있고, 시간이 되면 한 번씩 모여 여행을 가기도 한다. 

 

Q. 유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있다면? 

A. 선친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가정에서 아버지를 잃은 후손들이 현실 속에서 감내해야 할 정신적, 경제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현재 정부에서 보상금 연평균 4.5% 수준 인상,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생활지원금 신설, 생활조정수당 지급 인원 확대 및 지급액 인상, 참전명예수당 및 6.25 전몰군경 신규승계자녀 수당 대폭 인상, 참전유공자 진료비 감면 확대 등 유공자와 유가족의 공적과 명예에 걸맞은 대우를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고, 추진 중에 있다.

 

더해서 6.25전몰군경유자녀 중 신규승계유자녀와 승계유자녀, 제적유자녀 간의 수당에 차이가 많은 모순을 신규승계유자녀의 수당을 인상해서 해결해 줘야 한다. 첫째 부친이 전사한 후 혼자되어 성년이 되어 정부로부터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한 재적유자녀, 둘째 1997년 12월31일 이전에 모친이 별세하신 승계유자녀 그리고 셋째 1998년 1월 1일 이후에 모친이 별세하신 신규유자녀(2017년까지 수당을 받지 못해서 미수당이라 칭했음)이다. 유년기에 아버지를 잃은 같은 처지의 6.25전몰군경유자녀를 조부모나 모친과 얼마나 함께 살았냐에 따라 처우가 다른 제도의 모순은 조속히 개선되어야 할 것을 요구한다.

▲ 보훈을 실천해야 애국을 말할 수 있다~  

  

Q.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후속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A. 오늘의 대한민국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존재한다. 보훈은 애국심의 원천이다.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해야 국가와 국민이 하나된 힘으로 나라를 지탱할 수 있다. 호국(護國)이 있기에 국가가 존재하는 것이며 제대로 된 보훈(報勳)을 실천해야 비로소 국민들에게 나라사랑(愛國)을 외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 등에서 학생들에게 전쟁기념관 같은 곳을 견학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좋겠다. 역사는 고대부터 현대까지가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시대가 변한다고 해도 역사가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

 

끝으로 동작뉴스를 통해 동작구청과 구의회에 말씀드린다. 매월 지급되는 보훈예우금이 전국 각 지자체와 서울시의 25개 구청 중에서 동작구는 매월 2만원으로 타지자체에 비해 상, 중, 하 중 하에 속하는 예우를 받고 있다, 많게는 월 20만 원 부터 작게는 월 2만 원이다. 동작에 사는 긍지를 갖도록 중으로 나아가 상으로까지 개선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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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15 [03:47]
최종편집: ⓒ 동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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